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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라미란의 연기가 빛나는 우픈 정치코미디 [정직한 후보]

유리한이

목차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선거할 때와 다르게 당선된 뒤 행해지는 행태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나 초선위원이 아니고 삼선 사선 위원을 경우에는 더욱더 거짓된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부분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는 몇 안 되는 작품인 듯싶고 특히나 남성이 대표가 아닌 여성의원이 대표이고 한국의 상황과 맞닥뜨려 있는 몇몇 원정출산, 가정주부이자 의원이라는 설정 반대로 남편은 백수 그럼에도 시댁이라는 이유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시어머님까지 곳곳에 풍자적인 재미와 코미디가 어우러져 있는 영화이다. 

    어느 날 진실만을 말하게 된 삼선 국회의원의 선거운동 [정직한 후보]

    대한당의 국회의원 3선째인 주상숙은 그녀가 대망의 4선에 도전을 한다. 할머니 유언대로 사는 걸 걸고 가난한 서민들을 위한 일꾼처럼 홍보하지만 어느덧 부패한 정치인으로 고인물이 되어 버린 주상숙. 그녀의 보좌관이자 수행비서나 다름없던 희철이 그런 주상숙의 빈틈을 늘 꼼꼼하게 메꿔준다. 3선 의원답게 선거에 도가 튼 그녀의 캠프 또한 불 철주 양 선거 유세를 벌인다. 어느 날 선거방송에서 무소속 의원에게 본인의 비리를 공격받고 이 상황을 이용해 마음이 아픈 척 연기를 높은 지지율을 보이던 주상숙은 경쟁 후보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능청스럽게 대처를 한다. 당 대표와 무소속 후보였던 남용성 후보와도 은밀한 정보를 주고받을 만큼 가식적인 면모도 갖췄다. 그런데 이들의 모습이 한 기자가 설치한 몰카에 고스란히 담긴다. 한편 아내 사랑으로 소문이 자자한 상숙의 남편 만식은 외부에서와는 달리 집에서는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돌변한다. 자신이 사는 집조차 위장하며 철저히 거짓 인생을 살아가는 주상숙. 그러나 그뿐만이 아니었다. 옥희 재단의 상징과도 같은 돌아가셨던 그녀의 할머니가 버젓이 살아 있었던 것이다. 손녀의 정직한 예전 모습을 찾길 바랐던 할머니가 돌아서던 그녀를 부른다. 그런데 돌아가던 길에 잠시 비를 피하고 있던 상숙이 산속에 놓인 작은 재단을 발견하고 상숙은 자신의 당선을 위해 기도를 하고 동시에 할머니 또한 손녀를 위해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번개가 치며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상숙은 시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었고 잠깐 들리라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되뇌고 있던 말을 불쑥 남편 만식에게 내뱉는다. 할머니의 기도가 통했던 건지 거짓말을 하지 못하며 남편을 당황케 하는 주상숙.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아침 시사토크쇼 준비에 바쁜 희철은 앵커에게 주의할 점을 부탁한다. 대선과 서울시장 얘기를 조심해 달라고.. 하지만 선거를 위해 남편과 함께 방송에 출연한 그녀가 그보다 더한 폭탄발언을 마구 쏟아낸다. 보좌관 희철은 그동안 쌓아왔던 주상숙의 이미지가 날아갈까 안절부절못하며 당황한다. 자신이 출간한 책의 베스트셀러 기자회견에서 대필작가가 쓴 것과 사재기를 한 것까지 자신의 치부까지 여과 없이 드러낸다. 다 이긴 선거를 작정하고 망치려 드는 주상숙을 희철은 이해할 수 없었다. 한편 주상숙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던 김기자. 그는 주상숙의 주소지를 찾아가 본격적으로 그녀의 뒤를 밟기 시작한다. 주상숙의 급작스러운 변화에 다급해진 희철이 과거 선거 판세를 꿰뚫기로 유명한 책사 이운학을 찾아간다. 주상숙의 선거캠프는 이운학의 합류로 정말 뒤바뀐다. 그녀의  잇따른 실언들을 오히려 홍보에 적극 이용하려는 그의 전략도 정확히 들어맞고 하지만 경쟁자들의 네거티브도 만만치 않았다. 남후 보는 유일한 주상숙의 아들을 선거판에 끌어들여 원정 출산과 군 복무 문제를 들고 반격에 나선다. 행여라도 아들이 진실을 알게 될까 한동안 고심하던 그녀가 기자 회견 도중 쓰러지며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고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또다시 비리 의혹에 휘말리며 위기가 찾아온다. 특정업체와 결탁해 온 사실이 자신으로부터 폭로되기 직전 기지를 발휘한 희철로 인해 이 또한 잠시 위기를 모면한다. 그런데 솔직하게 자신을 다 보여주며 선거를 치르던 주상숙의 지지율이 뜻밖에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하지만 우연과 실수가 얻어낸 놀라운 현상은 거기까지였다. 옥희 재단의 파헤치던 김기자가 그곳에서 설립한 대학교의 장학 비리로 피해를 입은 한 학생의 어머니를 취재하며 모든 진상을 밝혀 낸다. 그리고 이사실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직접 폭로한다. 또 숨어 사는 동안 건강이 더 나빠진 할머니에게 시한부 선고까지 내려진다. 결국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운학마저 주상숙을 떠나 남용성 캠프에 합류하고 재단 비리의 핵심이었던 당대표 또한 서둘러 무소속의 남용성을 데려야 당의 후보를 교체하려 한다. 궁지에 몰린 상숙이 모든 걸 체념한 채 임종을 앞둔 할머니를 찾아가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마지막 기도를 하던 할머니가 끝내 세상을 떠나시자 공교롭게도 상숙은 이전의 모습을 되찾는다. 그러나 그녀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빈소까지 찾아온 당대표와 남용성 후보가 이를 폭로하겠다 협박한다. 하지만 이렇게 물러설 주상숙이 아니다. 몰카를 찍었던 기자를 찾아가 당대표와 남용성 그리고 자신이 찍혔던 원본 영상을 희철을 통해 가까스로 입수한다. 그리고 자신의 비리를 폭로한 김기자에게 찾아가 USB를 준다. 그런데 다음 날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지난밤 몰카 기자가 건네준 파일이 실은 다른 파일과 뒤바뀌어 있던 것이다. 주상숙은 죗값을 치르고 초심으로 돌아가 당당한 모습으로 들어선 주상숙. 거짓으로 쌓아 올린 자신의 세상을 스스로 무너뜨린 그녀가 이제 다른 꿈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정치풍자를 재미있고 위트있게 그려낸 영화 

    타락한 정치인들의 민낯을 유쾌하지만 때론 신랄한 풍자로 그려낸 정치 코미디이다. 속이 뻥 뚫리는 코미디로 위트 있는 콘셉트와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인데 김종욱 찾기의 극작가인 장유정 감독 작품이다.  브라질 원작을 바탕으로 각색해서 한국의 정치에 맞게 변화된 각본이다.  브라질에서는 남자가 주인공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워낙 흔한 남자 정치인이 주인공이다 보니 코미디의 요소를 넣으려면 반대로 여성의원이 되는 것이 맞다고 판단을 한 뒤에 라미란배우를 캐스팅한 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거기에 곳곳에 있던 한국적인 요소들 병역비리, 각종 동호회, 기독교 불교 등등 한국 상황에 맞는 코미디가 배어져 있어 더욱 재미가 배가 된 것 같다. 주연배우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조연들(할머니 역의 나문희 님, 배우자 역의 윤경호, 보좌관 역의 김무열, 당대표 손종학, 기자역의 온주완 등등)의 캐미가 너무 좋았다는 게 이 영화의 성공요소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가볍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 코미디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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