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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화를 바탕으로 한 두 교황은 실화보다 더 아름답게 그려놓아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함 감성으로 표현된 영화다. 흔히 진보와 보수, 전통과 개혁의 갈등이 정치적 이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 보면 많은 이념과 문화적 요소들이 들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이념갈등이 아닌 경청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인 듯싶다. 페르난도 메이렐러스 감독은 작품  [콘스탄트 가드너], [눈먼 자들의 도시]를 연출했다. 자진해서 교황자리에서 물러난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체스코 교황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제42회 밀 밸리 영화제 관객상, 할리우드 필름 어워즈 각본상을 수상했다. 

     

     

     

    두 교황 : 보수와 진보의 화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줄거리 

    영화 시작은 2005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이곳에서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거리에서 설교가 한창이던 중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해 듣게 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위해 모인 추기경들과 수많은 신자들. 유력한 교황 후보인 보수파 요제프 라칭거는 참석자들의 얼굴을 익히는 중에 베르고글리오에 대해 듣는다. 사실 비슷한 점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두 사람은 우연히 화장실에서 마주친다. 베르고글리오의 휫파람 소리가 궁금했던 요제프는 물어보고 상이한 음악적 취향만큼이나 간극이 깊어 보인다. 경건한 의식 아래 행해지는 콘클라베. 예배당 안에서 추기경들만의 투표가 진행되고 그 결과는 교황의 장신구를 걸치고 발코니로 걸어 나오는 주인공은 바로 요제프 라칭거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탄생이다. 그를 지지하는 신자들도 있지만 반대로 반감을 드러내는 신자들도 있었다. 7년 후 아르헨티나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베르골리오는 바티칸으로부터 올 편지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내 도착한 편지는 그가 보낸 편지의 답장이 아니라 우연하게도 로마로 오라는 교황의 초대 편지였다. 그리고 알게 된 바티칸의 또 다른 소식은 교회 기밀문서가 유출되고 베네딕토 16세의 비서가 저지른 성추문 스캔들까지 이래저래 교황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건 분명해 보인다. 한편 여름 별장에서 지내는 베네딕토 16세를 만나러 온 베르고글리오. 그동안 그가 교황에게 보냈던 편지는 바로 추기경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베네딕토 16세는 교회가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베르고골리오의 생각을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세상은 변한다며 말하는 베르고골리오와 그에 비해 베네딕토 16세는 주님은 변하지 않는다며 논쟁을 한다. 그들의 논쟁은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로 이어진다. 어느새 그는 교회가 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 또한 신랄하게 비판을 한다. 베르고골리오의 견해는 교황과는 아주 다른 것 같다. 하지만 그의 과거는 베네딕토 16세의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지금 변했을 뿐이다. 그날 밤 좋아하는 축구경기를 보고 있던 베르고글리오를 찾아오는 베네딕토 16세에게 이때다 싶어 은퇴 서류를 보여 주는데 교황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잠시 무거운 주제는 내버려 둔 채 성직자가 된 계기를 이야기한다. 1956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과거로 회상한다. 베르고글리오는 신에게 그 어떤 계시도 받지 못하자 그 꿈을 포기하고 연인에게 청혼을 하기로 다짐했던 그는 그녀에게 줄 꽃을 들고 가다 문득 어느 성당으로 들어가게 된다. 고해성사를 하게 된 젊은 베르고골리오

    는 그 순간 주님의 뜻을 받아들여 성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둘은 음악이나 TV 프로그램 등 서로의 취향에 관해 친구처럼 대화를 나눈다. 이 상황이 베네딕토 16세에겐 긴 외로움을 달래준 밤인 듯한데 그가 느낀 이 외로움은 오래도록 지속되었던 것이다. 다음날 성추문 스캔들을 수습하기 위해 급하게 로마로 향하는 베네딕토 16세와 베르고골리오. 정신없는 하루가 지난 뒤 예배당에서 만난 두 사람. 정작 은퇴를 결심했던 건 베르고골리오가 아니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스스로가 자격이 없다는 말하는 베르고골리오는 과거에 행했던 자신의 죄를 고배한다. 1970년대 아르헨티나의 군사독재 시절에 신부와 수녀들마저 살해당하던 잔인한 시대에 그는 신부들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군사정부와 타협했던 것이었다. 동료들을 찾아가 회유도 해 봤지만 동료들로부터 그는 군사 정부의 말만 듣는 시종 취급을 당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약자들을 도왔지만 모두를 구할 수는 없었다. 독재정부가 끝난 뒤 추방된 베르고골리오는 끝없는 기도와 자아 성찰을 반복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고해성사를 듣고 형제에게 죄를 용서받은 뒤 지금까지 성직자 생활을 이어왔던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모두 들은 베네딕토 16세는 이제 베르고골리오에게 자신의 고해성사를 하기로 한다.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이 저지른 죄와 교회의 모든 죄를 베르고골리오에게 고백한다. 그의 고해에 충격을 받은 베르고골리오. 한동안 주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 교황이 들은 마지막 주님의 목소리는 바로 베르고골리오의 목소리. 그에게 용서를 내리는 베르고골리오는  한마디를 덧붙인다. 다시 작별을 앞둔 베네딕토 16세와 베르고골리오. 아르헨티나의 탱고를 추며 어색하게 작별하는 정말 많은 것이 다른 두 사람. 마침내 베네딕토 16세는 사임을 선언하고 또다시 열린 콘클라베. 베르고골리오가 새 교황으로 선출된다. 그동안 그래 왔듯 화려한 의식은 접어두고 대성당 발코니에 올라선 프란체스코 교황. 새 교황이 된 그는 전 세계를 돌며 말씀을 설파하고 두 사람은 이제 함께 월드컵 결승을 보는 친구사이가 된다. 신으로부터 주어진 권한을 아름다운 권력으로 승화시킨 고해와 용서의 길 두 교황이다. 

     

     

    종교의 신.구세력의 갈등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 

    신으로부터 주어진 권한을 아름다운 권력으로 승화시킨 고해와 용서의 길이 바로 두 교황에서 느끼는 점이다. 

    대립을 넘어선 두 교황의 진솔한 고백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각본가 앤서니 매카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야기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윈스턴 처칠이 주인공인 [다키스트 아워], [보헤미안 랩소디]까지 화려한 필모를 자랑하는 사람이 극본을 쓴 것이다. 무엇보다 실화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가장 전통적인 교황이 가장 비전통적인 방법을 택했는지 자료를 조사하고 연극에 올린 뒤 영화로 만들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이 영화의 포인트는 실존 인물과 두 배의 싱크로율이 거의 일치해서 집중하기 좋았던 것 같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두 배우의 열연이 빛나 완벽한 하모니를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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