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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더퀸] 줄거리
보수당의 장기 집권을 저지하고 새로이 총리에 선출된 노동당의 당수 토니 블레어. 젊은 신참인 토니에게 영국 왕실은 엄숙하고 꽤 낯설다. 형식상 총리직을 승인해야 했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풋내 나는 그가 썩 마음에 차지 않는다. 첫 만남에서부터 기선제압을 하려 드는 여왕을 토니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는다. 여왕은 토니가 앉았던 자리에 있던 과거의 총리들을 언급하며 토니를 기선 제압한다. 사실 지난해 찰스 왕자와 다이애나의 이혼으로 영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왕실의 일거수일투족을 흠집 내느라 정신이 없다. 언론의 중심에 있던 다이애나의 자극적인 보도가 여왕의 심기를 불편케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에 머물고 있던 다이애나가 파파라치의 도 넘은 취재 열기에 그만 사고를 당한다. 늦은 밤 그들은 다이애나의 사고소식을 듣게 되고 그런데 심각한 부상을 입은 다이애나가 그만 파리에서 사망하게 된다. 총리가 된 지 불과 몇 달 만에 벌어진 충격적인 사고는 토니는 물론이고 영국 전체를 뒤흔든다. 여왕은 더 이상 다이애나가 왕가의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문 공식 성명도 단호히 거부한다. 그저 단순히 가족 장례로 하라는 통화를 하고 왕실의 공식적인 입장을 거부한 여왕과의 통화 후 비탄에 잠긴 국민을 위해 특별 추모사를 발표하는 토니. 왕실이 아닌 총리의 추모사에 슬픔을 공유한 많은 국민들은 토니를 지지하기 시작한다. 전 세계가 왕실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여왕은 손주들을 위로하기 위해 별장으로 향한다. 마침 토니의 측근들조차 영국의 군주제를 폐지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본의 아니게 여왕과 대립각을 세우는 형국이 된 토니. 그러나 그런 여왕의 행보에 불만이 쌓여가는 국민의 원성처럼 죽은 며느리의 소식은 끊임없이 그녀를 맴돈다. 게다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왕실에 대한 실망은 왕정 폐지를 주장하는 여론으로 번져간다. 들끓는 여론에도 400년 동안 지켜온 왕실의 규칙을 앞세우며 여론이 잠잠해지길 바라는 왕족들. 하지 마 그들의 예상과 달리 민심에 답하지 않는 왕족에 대한 원망은 커져만 간다. 전 세계가 보수적인 영국에 나타난 진보적인 성향의 젊은 총리를 환영하는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슴 사냥을 떠난 가족을 쫓아 홀로 산으로 향하던 여왕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산속에 고립된다. 그렇게 구조를 기다리던 그녀 앞에 홀연히 나타난 신비로운 사슴 한 마리. 국민의 마음속 큰 자리를 차지하던 상징이 더 이상 무너지는 걸 원하지 않던 총리 토니는 여왕을 향한 국민의 적대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해 보지만 사태는 점점 심각해진다. 급기야 군주제 폐를 거론하는 여론조사까지 등장하면서 여왕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토니의 참모진들은 이런 여론의 흐름을 내심 환영하는 듯하다. 역사의 산증인이자 어린 나이에 여왕이 돼 감정마저 억제하며 살아야 했던 그녀에게 속도 모르는 이들의 아우성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랜 숙고 끝에 여왕은 결국 국민의 뜻을 따르기로 한다. 어느덧 다이애나가 떠나고 닷새가 지나고 수많은 추모객이 버킹엄궁으로 모여들고 이를 지켜보던 토니의 심경도 측근의 농담도 언짢게 느껴질 만큼 복잡하다. 애써 미소를 보이지만 수많은 군중이 낯설게 느껴지던 여왕. 추모객의 메시지를 읽어가던 여왕은 자신을 향한 군중의 고요함이 두렵게 느껴진다. 또 늘 그랬듯 흐트러짐 없는 엄숙한 태도로 군중 사이를 지나가던 그때 자신이 국민에게 어떤 존재인지 며칠간의 갈등이 무색하게 소녀의 꽃다발은 여왕을 부끄럽게 만든다. 결국 왕실에서의 공식 추도사가 발표가 되고 이튿날 여왕을 비롯해 가족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다이애나의 장례식은 국민의 뜻대로 치러진다. 얼마 후 여전히 변치 않는 여왕과 국민의 스타로 등극한 토니. 한때 대결 구도를 보이던 신참내기 총리와 산책을 나서는 여왕은 마치 그와 동맹을 맺은 듯 긴 대화를 나눈다.
오랜 전통도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더퀸]
시대와 소통하려 들지 않는 군주는 때론 원망의 표적이 되고 가차 없이 끌어내려지기도 한다. 세기의 한 사건이 가져온 왕실의 변화와 타협 그리고 그 시대의 현상을 나타난 이야기이다. 거기에 감독은 진보성향의 감독인데 보수적인 배경을 갖고 만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잘 그려낸 듯하다.. 그 자체로 역사가 된 살아있는 여왕의 전설의 군주. 심지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도 했던 영국의 상징이자 세기의 아우르는 시대의 거의 유일한 군주(전통과 규율을 중시하던)가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던 다이애나비의 죽음으로 인해 왕가가 과거에 머무르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며 갈등과 해결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영원한 건 절대 없지만 변화하는 전통은 지켜져야 한다는 걸 보여 준 영화라고 느껴진다.